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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평생학습도시를 바라보며 > 오늘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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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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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평생교육학부 김현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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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도시는 평생학습을 통해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2001년부터 교육부에서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출발하여 20217월 현재 전국에 180개 시군구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었다. 이는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79.6%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광역자치단체에서는 경기도가 31개 시군구 모두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았고, 경북은 23개 시군구 가운데 11개가 지정받아 평생학습도시는 47.8%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평생학습도시는 도시 전체가 배움을 토대로 엮어진 생활세계라고 볼 수 있다. ‘학습도시라고 하지만 결국 도시이고, 학습만을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렵다. 교육, 문화, 복지, 여가, 산업, 일자리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고, 이것이 학습으로 엮어져야 한다. 유네스코의 학습도시 개념은 기초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의 포용적 학습, 가정과 지역사회 내에서의 모든 학습, 직업을 위한 학습, 최신 기술, 삶의 질, 수월성 등 여러 가지의 의미로 정의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학습도시 개념은 광의의 의미로 넓게 해석하고 있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학습도시는 사실 교육부의 사업 명칭이다. 이것이 정부 부처의 사업명, 정책이 아닌 우리의 생활, , Life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학습을 통한 우리의 다양한 경험을 수직적, 수평적으로 엮어내는 것이 도시와 평생교육 담당자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개인은 주민으로서, 시민으로서, 국민으로서 여러 역할이 요구되는데, 이것들이 도시라는 공간적 영역에서 행정적으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학습도시의 기본개념일 것이다.

 

학습도시가 주민들에게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학습의 본질을 통해 알아보자. ‘학습을 한자로 하면, ‘배울 학()’, ‘익힐 습()’이다. 이를 좁은 의미로 접근하면 굉장히 해석하기 어렵다. 유네스코의 4가지 학습 기둥을 토대로 살펴보면,알기 위한 학습’, ‘실천하기 위한 학습’,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학습’, ‘자아실현을 위한 학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학습은 목적일 수도 있고, 수단일 수도 있다. 참여동기라고 볼 수도 있다. 인간이 배우고자 하는 호기심,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 우리 행동의 원천이고 이것을 학습 동기라고 한다. 배우는 것()은 스스로 깨닫기도 하고 누군가 도움을 줘서 가르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익힌다는 것()은 본인이 꾸준하게 노력해야만 한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의 평생교육에서는 ()’은 있지만, ‘()’은 없어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학습의 본질이 무엇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개인이 학습을 잘 하도록 우리 도시가 잘 도와주고 있나, 아니면 도시가 방해하고 있지는 않나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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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평생학습도시 지정 현황(2021. 8월 기준)

  

경북은 23개 시군 가운데 11개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았는데 그럼 나머지 도시들은 주민들에게 평생교육을 제공하지 않거나 주민들이 스스로 평생학습을 하는데 필요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 당연히 그렇지 않다. 모든 도시는 주민들에게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정부 사업으로 추진하는 평생학습도시에 선정되지 않았을 뿐이다. 경북이 다른 시도에 비해 평생학습도시 지정률이 낮은 원인은 분명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 다른 시도에 비해 평생학습도시가 적은지 이유를 찾아내서 하나씩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시군 등 지자체 차원에서 각 도시의 평생학습에 대한 성과관리를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지표를 개발하여 적용하고자 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유네스코의 학습도시지표, 교육부의 평생학습도시 신규 지정 및 재지정 지표 등을 참고하여 각 도시의 특성에 맞는 학습도시 지표를 개발하고 적용하려는 노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국가나 국제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각 지역의 실정에 맞는 학습도시의 발전 방향성과 철학을 확실시 갖고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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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우리는 너무 공급자 관점에서 그리고 행정기관의 관점에서 평생교육과 학습도시를 바라보진 않았나, 학습자와 개인, 주민의 입장은 다소 등한시한 것이 아닌가 돌아봐야 할 것이다. 평생학습도시는 어떠한 역할을 수행 해야 하고 어떤 기준을 갖추었을 때 우수하다고 할 것인지, 좋은 성과를 산출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제 교육부의 사업성과로 바라보는 것과 달라야 한다. 평생학습도시는 도시 안에 있는 모든 교육 기회, 공간, 자원을 평생교육으로 이해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학습도시에 대한 성과도 넓은 의미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일선 실무자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평생학습전담 조직과 부서를 설치하고 전담자를 배치하여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이는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도시내 모든 행정조직과 주민이 함께 할 때 비로소 실현이 가능하다. 어느 도시가 이것을 더 잘하는가 보다 어느 도시가 각자의 역량을 잘 발휘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평생교육은 평생교육 전담 부서만의 실적이 아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평생교육의 범위를 도시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 예산, 인력, 조직 등 모든 수준에서 협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도시의 자원 활용 역량이 필요하다. 자치단체장이 관심이 없다는 이는 달성 불가능하다. 또한 시군 의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역시 불가능한 일이다. 평생교육 전담부서와 전담자만 나선다고 달성할 수 없다. 도시내의 평생교육은 평생교육 전담부서가 주도해야 하는 사업과 프로그램도 있고, 타부서나 기관과 협업하거나 참여해야 하는 사업도 있으므로 전담부서는 역할에 따라 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평생교육은 지나치게 나무만 보지 말고 도시라는 큰 숲을 봐야 한다. 이래야 평생학습도시 신규 지정이나 재지정 평가에서도 평생교육사의 업적평가나 전담부서의 실적평가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 전체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일자리와 취약계층 관련한 지표는 타부서와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전담부서의 역할과 프로그램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이 필요하다.

 

시군 차원에서 지역의 특성에 맞는 중장기 평생교육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자체적으로 연차 평가를 실시하되 이러한 성과관리를 위한 지표는 유네스코의 학습도시 기준, 교육부의 평생학습 신규 및 재지정 평가지표와도 연계되도록 하여야 한다. 역시 중요한 것은 지역의 실정과 특성을 잘 담아내는 것이다. 우선은 주민의 요구를 잘 분석하고 참여 기회를 충분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부전문가에 의한 컨설팅과 점검 및 타도시에 대한 벤치마킹을 활발히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유네스코에서 정의한 것처럼 평생교육은 포괄적인 의미로 접근해야 하면서도 경북은 경북의 실정에 맞게, 시군구는 각각 도시의 특성에 맞게 평생학습에 대한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경북은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미 다른 시도에 비해 평생학습도시로서의 지정률은 다소 낮지만 늦었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늦게 가더라도 제대로 가면 된다. 지금이라도 각 도시별 특성을 주민의 눈높이에서 반영하는 새로운 접근을 하여 평생학습도시의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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